2014년 Wishlist #1

2014년 Wishlist #1

 

 

 

 

 

 

 

 

 

 

깔끔한 대청소로 새해를 맞이하려는 의미에서 일찍부터 일어나 바닥에 널부러진 옷가지를 주워담고, 로보트 청소기를 방으로 데려왔다. 작동을 시키며 최근 제보 되었다던 로보트 청소기 자살설 (출처: 지식의 정석)이 갑자기 떠올라 나는 의심스러워졌다. 새해 첫 궁금증이었다. 영혼 없는 이 녀석이 노동착취가 억울하여 자살을?

우선 방 문을 닫아 로보트 청소기를 가둬놓고 침대에 누워, 청소를 제대로 하는지 안 하는지 숨죽여 감시했다. 가구 다리에 부딪혀 헛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판단력도 빠르고 꽤 기똥찬 놈이라고 끄덕이려는 찰나,

열린 베란다 문으로 엄마가 들어와 ‘내가 너를 배 아파 낳았는데 꼭두 새해부터 한다는 것이 고작 청소기 감시하는거냐’며, 등짝을 찰싹. 정신이 번쩍 들어. 새해 맞네, 엄마 손이 아주 그냥 새로운 각오를 다진 것 같아.

보입니다. 2014년. 또 얼마나 찰지게 등짝을 때려 맞으며 살아갈지. 미리 거북이 등껍질 하나 구비해 둘 수는 없을까요?

아무쪼록 이번 해에도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알콩 달콩, 웃음 가득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