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종종 신기한 장면들을 보게 된다.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여고생과 엄마.
엄마는 딸이 더울까봐 계속 부채질을 해준다.
딸의 교복을 계속 만져준다.
딸 얼굴이 탈까 햇빛을 가려준다.
딸은 그대로 받고 있다.

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친 엄마와 딸.
서른살은 훌쩍 넘어보이는 딸의 머리를 말려주는 엄마.
딸은 엄마의 드라이를 가만히 받고 있다.
엄마는 자신의 머리는 채 말리지도 못하고 딸의 머리를 말린다.
딸은 늘 있던 일 인 듯 한 표정이다.

매일 한번씩 엄마에게 카카오톡 메세지가 온다.
현수에게 속상했떤 일이나 아빠와 있었던 일들을 말한다.
오빠의 안부를 묻고 나의 건강 상태를 묻는다.
드디어 혼자서도 홈쇼핑 앱을 설치하고, 카드를 등록하고
분리수거함을 구입했다고 자랑도 한다.
써보고 좋으면 너도 준다는 말도 잊지 않고.
그전에 챙겨준 반찬은 다 먹었냐고 묻는다.
별거 아닌 얘기들에 웃기도 한다.

엄마와 딸은 대체 어떤 존재들일까.

Advertisements

식도를 앗아간 굴국밥.

겨울이니까 굴국밥.
점심에 먹으러 갔는데
굴국밥에 굴이 하나도 없는 거다.
이상해서 물어보니, 깜빡하고 굴을 안 넣으셨다고.

미쳤나.

미안하다고 굴을 따로 담아서 내주심.
샤브샤브로 먹으란 건가.
굴을 넣고 끌여서 맛있는 국밥을 먹으러 간건데
망했다.

근데 컴플레인은 또 못 거는 성격이니까
닥치고 먹었는데 맛이 없음.
맛은 없는데 급하게 밥알을 목에 처넣다가
식도를 데였다.

식도를 데이긴 또 처음이라 당황스럽고
아직도 침을 삼키면 목이 아프다.

정민이가 죽었다.
무례를 무릅쓰고 왜 죽었냐 수소문을 했다.
사실 이유가 궁금했던 것은 아닌데,
스스로를 죽인게 아니라는 걸 꼭 확인하고 싶었고
확인받고 나니 안심이 됬다.

미쳤나.

11일에 죽었는데, 23일 치르는 장례식.
상해에 있는지도 몰랐는데 상해에서 도착한다는 시신.
십몇년 만인가? 마지막으로 본 기억이 없다.

양치를 하려는데 치약을 짜고 나서 칫솔을 보니
응? 방금 짠 치약은 없고 솔이 그대로네.
뒤로 돌려보니 솔 반대편에 치약이…

미쳤나.

간밤에는
코고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몇 번을 일어나 확인했다.
새벽에 깨어 거실로 나갔나? 살아는 있나?
고개를 돌려보면 그대로 살아 새근새근.
오늘따라 코를 골지 않는 남편이라니…

분명 이상한 하루지만,
사실 이상할 것도 없다.

2년이 되었네요.

2014년 10월 28일에 쓴 글.

토요일 아침, 슈스케 재방송이었다. 승새의 ‘장기하 콘서트 어디서 하느냐’는 문자에 답하려는데 갑자기 서태지가 나왔다. 얼었다. 수십초간 뇌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 서태지라니. 1992년 가족의 미국생활, 1996년 한국에 돌아온 나의 방황기, 1998년 외롭게 나선 유학의 길, 2004년 문창과 등록 결심 등 수 많은 마일표를 상징한다, 그의 음악은. 그렇게 한 때 팬으로서 범접하기 힘들었던 우상이 요즘들어 심심치 않게 공중파 매체에 보인다는 것이 나는 적응이 안되었다.

다음 날. 채널을 돌리다 이승환의 히든 싱어를 본다. 이 사람도 참 오랜만이다. 이승환을 특별히 좋아했던 적은 없지만 ‘함께 늙자 승환옹’ 이라는 팬들의 피켓을 보고 울컥했던 건 10대가 아닌 30대의 누군가가 그와 함께 늙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제.

13살 남짓이었을 어린 나에게 신해철의 노래는 충격적이었다. 그런 노래를 듣는 내가 성숙하다고 생각했고 그는 고급진 어른 같았다. 그러다 내 머리는 자랐고 그의 궤변이 싫어졌다. 틀린 말도 맞는 말처럼 늘어놓는 현란한 그의 화법이 궤변으로 들리기 시작했을 때 나 역시 건방진 20대였다.

그가 결혼을 하고, 아이 아빠가 되고, 푸근한 아저씨로 돌아오자 나는 뭔가 안심이 되었다. 불쑥 TV에 나와 얼굴을 비추면 반가웠고. 더는 궤변론자가 아닌 내 유년의 예사롭지 않은 오빠로 기억이 됐다.

7시 넘어 이어지는 업무를 마치고, 3년이 가까운 시간을 함께 동고동락한 동갑내기 부서원을 보내는 송별의 자리를 가졌다. 많이 웃었지만, 마음은 적적했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역전 홈런을 맞음으로서 기분은 더 울적해졌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축축 쳐지지’ 하는 사이 접하게 된 비보.

아!

살다보면 외마디의 탄식 밖에 나오지 않는 순간들이 온다. 익숙해질 수 없을 것 같다, 죽음이라는 것. 그게 누구의 죽음이든 말이다. 하지만 동시대를 살던 뮤지션들을 친근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고, 생각지도 못하게 혹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보내는 일들이 더 많아지겠지. 어려서 나는 잘 모르는 뮤지션의 죽음에 아! 하고 그릇을 떨구었던 엄마의 모습처럼.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게 어떤이에게든 최대의 위로다.

오랜만에 글을 쓴다. 그를 애도하는 사람이 주위에 많은 것으로 보아 나도 참 음악 취향 한 번 멋진 지인들을 두었구나, 감사하며. Rest in Peace.

수도꼭지.

디어 마이 프렌즈.

‘내가 왜 엄마꺼야!’ 소리치며 난희와 몸싸움을 벌인
완이의 서러운 오열에 나도 눈물이 철철철.
엄마가 말한다, ‘이 드라마 네가 썼니. 아님 내가 썼니.’
엄마도 같이 운다.

노희경 작가는 우릴 다 죽이려는 걸까.
그 동안의 작품보다 더 좋다, 최고인 것 같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모두 다 사랑스럽다.
초반에 거슬렸던 희자씨마저도.
‘자식들은 부모가 택배 보내는 것도 싫어한대,
그 안에 부모가 있을까봐.’
이 대사에서 뭐랄까, 희자씨에 대한 마음이 참…

금토마다 많이 울어서. 원 없이 울어서.
일요일 아침은 얼굴이 호빵맨이 된다.
꿈에서 시달리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 듯.

비가 오네.
장마다 벌써.

엄마의 엄마가 보고싶고,
아빠의 엄마가 보고싶다.

오래 살기 위한 몸부림.

운동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지만…살다보니 어쩌다 거의 4달만에 운동을 하러 가게 되었다. 아침부터 서로 다짐했다. 그런데 인생이 원래 그렇듯 계획에 없던 일 부터 하게 됨. 운동을 가는 길에 갑자기 방향을 틀어 매운냉면을 먹으러…양념을 덜어내고 육수를 세컵씩 들이켰는데도 매웠다. 속이 뒤집힐 것 같았지만 다짐을 했기에, 꾸역꾸역 휘트니스에 들어섰다.

– 시옷, 몇층이지?
= 몰라 ㅋㅋㅋㅋㅋ

몇층인지도 까먹었다. 뭐냐 이게. 런닝머신을 켰는데 작동법도 까먹었음. 응? 대충 뛰자.

그러다 갑자기 그룹 PT 시작. 재밌어 보여. 해볼까? 하고 참여. 절름발이가 될 뻔. 하체가 부서지는 기분이었다. 냉면이 온몸에서 요동치고 광대뼈까지 번져갔다. 운동보다는 목욕하기 위해 간 사람 마냥 잘 씻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니 9500보가 찍힘. 일요일엔 102보 걸은 사람이야 내가!

오자마자 침대에 기절했는데 하반신 마비가 오는 것 같았다. 밤새 끙끙. 의식이 돌아올 때마다 출근을 포기할까 고민.

무엇을 위한 운동인가.
이제 또 4달 후에 가겠지. 후.

응답하라 1988.

응답하라 1988 (이하 응팔). 공감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때 나는 너무 어렸었고, 기억이 나봐야 진눈깨비가 내리는 밤, 지금은 돌아가신 고모 손을 잡고 아빠와 함께 쫄래 쫄래 갓 태어난 현수를 보러 갔던 정도라고. 그 날 밤, 그 기억은 당연히 너무 강했으니까.

오산이지.

난 그냥 늙은이었어, 다 기억이 난다. 옛날 통닭, 조안나 아이스크림, 못난이 삼형제, 돌리는 다이얼…

몇 회부터인가. 울기 시작했다. 포장마차에서 홀로 술 드시는 덕선 아버지, 태몽과 태어난 시각을 기억하지 못해 무거웠을 택이 아빠의 마음, 전화기를 붙들고 오열하던 선우 엄마, TV를 보겠다며 병원 접견실로 나와 혼자 눈물을 훔치던 정봉 엄마.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그 들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게 하는. 응답하라 시리즈 중 1988이 더욱 애착이 가는 이유도 아마 가족일 것.

가족이란 무엇일까, 말이야.

그러니까 가족이라는건 어떤 느낌이냐면,

지하철에서 지긋한, 근데 조금 후줄근한 중년의 아저씨가 내 옆에 앉았다. 후각에 매우 민감한 나로써는 싫어하는 향. 그렇다고 박차고 일어나기도 참 그렇고. 그럴 때 아빠를 떠올린다.

‘그 나이대면 아빠일 수도 있겠구나.’

그 때부턴 견디기 힘든 그 냄새가 안난다. 그 아저씨를 향해 웃을 수도.

나를 조종하는게 가족. 결국은 가족.

 

The Kardashians Have Gotten Me Good

Thursday and Friday. First two working days of this year. I work till near-midnight for both days. But no complaints, I stack up on the overtime pay, come home, drink a glass of white wine, and catch up on my HIMYM, to make up for the lost Friday. Which was good, I was content. Then, I work on Saturday, AGAIN, make about 80 slides, miss my nailshop appointment, barely get anything to eat. I get so fed up with working I just decide I’m going to shut it all off and do something that I wanted to do for as long as I can remember.

tumblr_malxf9pIMP1qhthpmo1_500

But I realize, the ONE THING I really, REALLY, want to do RIGHT NOW is to go back to New York, go see my little, eat good food, meet some friends. Which is impossible at the moment. So, I type New York on a download site, fishing for a good piece of movie, perhaps like New York, I Love You, but instead, get Kourtney & Kim Take New York.

Now, I’ve had my share of entertainment from reality shows while I lived in the States. Laguna Beach, Girls Next Door, Jersey Shore, Say Yes to the Dress, you name it, I’ve had it on my TV, just to have something on my TV. But for some reason, never tried the Kardashians until now. And now that I’ve gotten acquainted with the sisters, I can’t get enough of them. Here I am obsessing over them more than I should, looking them up on Wikipedia, and correcting their grammar, like it’s not ‘did you sleep good,’ it’s WELL. ‘DID YOU SLEEP WELL.’tumblr_mx852xpsQw1t3uco2o1_500

I feel like I’ve hit rock bottom. What a loser, becoming this person I wish not to be. I need a breath of fresh, cold, wintry air, which I haven’t gotten for days now, to knock some senses into me.

Or maybe just another glass of wine.

29 Awesome Things About Being 29

29 Awesome Things About Being 29

29cupcake

지난 2013년 5월 16일의 페이스북 포스팅:

          내일 직관가서 분명 맥주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들이킬 것을 알기에 오늘은 조용히 운동하고 자자 싶어서 트쌤과 웨이트 끝나고 혼자 유산소 하고 있는데, 아끼는 두 아이의 부름에 한 번 흔들리고, 안주가 산오징어라는 말에 두 번, 그 안주에 소주 한잔 캬! 라는 말에 땀흘리던 그 상태 그대로 운동화 신고 나와버렸다.
          한국나이 서른 살 동갑내기 둘과 사는 얘기를 나누자니, 초여름밤 바람도 선선하고 그 바람에 마음까지 적당히 살랑인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 점이 있다면 간절함이 없다는 것이라고. 그게 왜 좋은 점이냐 물으면 니가 나이를 먹어봐라, 하고 말해줄거라며. 물론 우리보다 나이 많은 언니들은 쪼꼬만게 뭘 알어! 하고 뒤통수를 콕 한 번 꿀밤 찍어주고 싶겠지만, 간절함으로 점철됐던 20대의 나는 내가 참으로 피곤했었다. 끄덕끄덕. 지금이 좋다. 적당을 넘어서지 않는 상태. 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되게하려 안달나지 아니하고. 원하는 것을 관심과 무관심 사이에 두며, 우선 상대방을 믿고 지켜볼 수 있는 묵직함. 좋단다, 아주.
          그래서 말인데 진심 소주 딱 세잔하고 들어온 김세영언니에게 새삼 감동했네. 적당히,가 술에도 적용되는 나이인거냐. 하지만 현실은 내일 달리고 싶어서 참은거. 이틀 놀면 몸이 남아나지 않는 내 나이를 내 나이로 자각하기 시작한거.
          어디선가 읽고 있을 나에게 참 소중한 사람들. 별일 없는 연휴 첫날 밤, 편한 사람들과 함께 나 만큼 애틋해 하고 있기를.
링크에 격하게 공감하며, 만 스물아홉.
내 나이를 아끼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