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응답하라 1988 (이하 응팔). 공감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때 나는 너무 어렸었고, 기억이 나봐야 진눈깨비가 내리는 밤, 지금은 돌아가신 고모 손을 잡고 아빠와 함께 쫄래 쫄래 갓 태어난 현수를 보러 갔던 정도라고. 그 날 밤, 그 기억은 당연히 너무 강했으니까.

오산이지.

난 그냥 늙은이었어, 다 기억이 난다. 옛날 통닭, 조안나 아이스크림, 못난이 삼형제, 돌리는 다이얼…

몇 회부터인가. 울기 시작했다. 포장마차에서 홀로 술 드시는 덕선 아버지, 태몽과 태어난 시각을 기억하지 못해 무거웠을 택이 아빠의 마음, 전화기를 붙들고 오열하던 선우 엄마, TV를 보겠다며 병원 접견실로 나와 혼자 눈물을 훔치던 정봉 엄마.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그 들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하여 계속 생각하게 하는. 응답하라 시리즈 중 1988이 더욱 애착이 가는 이유도 아마 가족일 것.

가족이란 무엇일까, 말이야.

그러니까 가족이라는건 어떤 느낌이냐면,

지하철에서 지긋한, 근데 조금 후줄근한 중년의 아저씨가 내 옆에 앉았다. 후각에 매우 민감한 나로써는 싫어하는 향. 그렇다고 박차고 일어나기도 참 그렇고. 그럴 때 아빠를 떠올린다.

‘그 나이대면 아빠일 수도 있겠구나.’

그 때부턴 견디기 힘든 그 냄새가 안난다. 그 아저씨를 향해 웃을 수도.

나를 조종하는게 가족. 결국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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