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를 모르고 모르고 몰라서.

올해 목표가 기타 배우기라는 그의 말에 생각한다.
내가 못 하는 것. 배워야 하는 것. 무엇일까.

요리다.

다음 약속으로 향하며 이어 생각한다.
나는 왜 요리에 취미가 없을까.
취미가 못 되니, 소질로 이어지지 않지.
사실 난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하는 일종의 자격지심이 있다.
못 하는 건, 못 하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라도 안하지.

예전에 손바닥에 소금을 툭툭 뿌리고 미련없이 터는
승희샘의 손을 보며, 쿨하다. 멋있다. 생각한 적이 있다.
그래, 내가 요리를 못 하는 이유는 비율의 문제다.
그렇지 어쩌면 뻔한 소리.

재료도 같고 기구도 같고 레시피도 있는데,
다만 나는 이 것과 그 것의 비율.
이 만큼과 저 만큼의 비율을 가늠할 수가 없다.
계량 스푼이나 컵 따위로는 해결되지 않는, 感 이라는 것.

적당히를 모르고, 비율을 몰라 벌어지는 일들.

예를 들면 한밤에 고양이 처럼 내내 울고도
앙금이 풀리지 않아 더 억척스러워지는 꼴.
주고 싶은 선물을 전하려 기다리고 기다리다,
경비실에 맡기고 오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 넘치는 호의.

적당히를 모르고 모르고 몰라서.

Advertisement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